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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의 블루스 사라세노 (3) 간만의 술자리. 여자만 보면 눈에 불을 밝히는 것만 뺴면 다 괜찮은 A군, 나름대로 개그에 충실한 나날의 B군 그리고 나 이렇게 모였다. 참이슬이 여러번 훑어 지나간 탓인지 매끄러운 목젓을 움직이며 B군이 말한다. "너 지난번에 헌팅당했대메" "아 뭐 그렇지 뭐" "이쁘냐?" "아니 뭐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충만 하던데." B군은 솔로6년차 나는 4년차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공감대는 솔로여서가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거고. 문제는 항상 눈이 높다니, 기회가 없다니, 요즘엔 거리에 돌아다녀도 눈을 씻고 봐도 여자가 안보인다느니 말들은 많다. "이야 시대 많이 변했어. 여자가 되려 남자한테 작업을 들어오고 말이야." "쏘아붙여서 도망갔지만..." "어 뭐? 왜? 미쳤냐?" "아니 귀찮.. 2007. 6. 10.
단칸방의 블루스 사라세노 (2) "저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라도 받을 수 있을까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요" 이 친구 또 이런다.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꽤 필사적이네. 타고난 잘생긴 외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시간동안 솔로로 지내오던 A군. A군은 그 탓을 가정의 엄격함 등등 말도 안되는 그런 이유로 돌리지만. 사실 A군에게는 컴플렉스가 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 대한 자신감의 부재. 학교생활 내내 놀고 마시고 미팅하기에 바빴던 나의 생활과는 달리 남중 남고를 우수한(그러니까 선생들이 보기에 좋았더라 싶은) 퀄리티로 졸업을 해온 그의 생활도 그의 연인 없음에 한몫 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무턱대고 껄떡쇠질이나 하려고 여자만 보면 달려드는 묘한 녀석으로 바뀌어 버린데는 아마도 그의 전 여자친구때문이 아닌가 생.. 2007. 6. 8.
단칸방의 블루스 사라세노 (1) 그렇면 그렇지. 8시를 조금 넘어가는 늦은시각, 2층에서 내려다 보는 골목의 풍경이 겨우 손가락 두개로 가려질 만한 조그만 곳에서 둔탁한 소리에 바라보게 된 내눈에도 약간은 시시한 일들이 보이고 있다. "오빠 어떻게 해!" "아 큰일이네, 일단 차를 좀 뺴보자" 여기서 아까와 같은 둔탁한 음이 한번 더. '덩!' 하고. "아 나 몰라~" 이건 뭐 웃기지도 않고. 자포자기한 둘은 차 사고낸 사람의 정석 포즈로 (에, 그러니까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왼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둔채로 상대편의 자동차를 가만히 쳐다보는 자포자기의 포즈) '어떻게'만 연신 되풀이 중이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변상하고 갈 길 가야지 뭐. 답답한 사람들아. 어째 답답한 일들만 자주 벌어지는 하루 하루들 덕분에 심심하진 않은데, .. 2007. 6. 8.
낙서 (3) : 박신양 숙취가 머리를 뒤흔들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타오르는 갈증 탓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어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거울 속의 내 얼굴엔 약간은 흐릿해진 빠알간 손자국이 뭔가를 자랑하는 훈장처럼 찍혀있었다. '젠장, 이게 뭐야...' 아픈 머리를 뒤로 하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는 햇빛이 들어선 창가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최근에 나타나버린 황사 탓인지 들이 마신 담배연기와 함께 한 움큼은 되게 느껴지는 먼지가 목구멍으로 빨려들어왔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이상하리만치 따사로운 햇살마저 나의 눈을 사정없이 찔러댓다. 날 욕하듯이. 어제 일을 되새겨 보면 아마도 어제 술 마시던 여자를 데려다 주고난 뒤에, 전화기가 울리고 아마 그 길로 술자리로 냅다 돌아갔을 것이다. 그리고는 나.. 2007. 6. 5.
화살 화살은 결코 한번 맞춘 대상을 노리지 않고. 그건 나아가 다른 대상을 찾아 고이 겨눈다. 2007. 6. 4.
기억을 지워 기억을 지워. 마음을 잡아놔도 붉어진 기억. 불어난 기억. 술과 함께 마신다. 씻겨져 가길. 나를 모르고. 너를 안다 하여도. 남는 건 없다. 잠에서 깨어 자신에게 말한다. 깨어있으라. 가녀린 기억 한숨의 끄트머리 묻혀가기를. 2007. 6. 4.
마지막 인사 녀석이 말을 꺼냈다. "그래. 이미 난 네게서 떨어져 나간 존재겠지. 그만큼 우린 짧지만 오랜시간을 함꼐 해왔고, 그동안 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해왔다. 매번 너와 함께 하면서 내가 네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네게 호소하곤 했지만. 그때마다 내게 보여졌던 것은 너의 처절한 비명 소리 였어. 나를 불편해 하고, 나 때문에 가슴 졸여 왔었던 것 전부 사과할께. 하하. 이것도 내가 꼴에 하는 마지막 인사라니. 그래도, 하나 좋았던 것은 네가 아직 모든것들을 모를 정도로 순수할때 만큼은 날 제대로 바라봐 주었다는 것. 그땐 날 쓰다듬거나 하는 네 손길도 영원히 잊을수 없을거야. 나는 지금 사라지지만. 언젠가 네가 날 또다시 떠올리며 순수하던 때의 행복한 기억만이 오래오래 남았.. 2007. 6. 3.
노출의 계절 노출의 계절 보이고 싶은 심리 나는 No出을 2007. 6. 3.
낙서 (2) : 젠틀맨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것 같다. 약 6개월 전이었던가 친분이 있는 아이과 그 아이의 친구로 보이는 작은 계집아이와 술자리가 있었는데, 계속 눈치를 주더니 급기야는 많이 마셔 힘들다느니 여러 넊두리를 늘어놓다가는 결국 내게 털썩 안기고, 정작 나는 얼르고 달래고 그런 분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좀 내쪽에서도 좀 적극적으로 달래주고, 나중에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고 했는데, 다음날 전화로는 기억이 안난다느니 뭐라하길래 다그치듯 물어보니 '그땐 그냥 꿈으로 남겨둘래요.'란 대답만이 돌아왔었다. 그후로도 비슷한 일들이 여러번 있었지만 결과는 항상 비슷했기에 술마신 여자만큼은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일어나요. 빨리 집에 가야지. 내일 일도 있잖아요." "으응. 나 다.. 2007. 6. 1.
낙서 (1) : 낙서 그러니까 나는 아까 까지만 해도 여러 술잔 돌리기에서 기분좋게 놀던 중 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 전 까지 내게 기대서 자던 아가씨를 등에 업고 아가씨의 술취한 말투와 손짓에 따라 이리저리 다리를 옮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직진, 직진, 쭉가요" "아, 예에. 계속 가면 되죠?" 나도 상대도 서로 기억 조차 못 하는 상황을 억지로 설명하는 것은 보통 열일곱배 정도 힘들거라 생각하고, 그냥 지금의 상황에 몸을 맡긴채로(정확히는 업은채로 이겠지) 투벅투벅 발걸음을 옮겼다. "나, 있잖아요. 너무 믿음직 한 느낌이 드는 사람은 처음이예요. 이렇게 업어주고 나서 이렇게 되고 나서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가 걱정이예요. 나 업혀서 가는거 처음이거든요. 나 한테 접근하는 남자들은 내가.. 2007. 5. 31.
토마토 저희 어머니는 고향이 경기도 이십니다. 그래서 말씀하실때 자주 경기도 사투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경기도 사투리는 미묘하게 표준어와 닮아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 힘듭니다. 이를테면, "얘 아들아 밥 먹을거니?" 란 말을 "아들, 밥 먹는거?" 요렇게 바뀝니다. 좀 미묘하지요. 하루는 또 물으십니다. "아들, 밥 먹는거?" "안 먹는거." "그럼 도마도 먹어라." 아니, 어머니. 도마도 라니요. 토마토 아닌가요? "마이 마더-ㄹ, 토마토 아닙니까?" "도마도 먹어라" 하는 수 없지요. 어머니가 원하신다면. 토마토도 먹고 '도마'도 젊은 혈기로 씹어 먹겄슈. 그나저나 이빨에 끼겠다. 2007. 5. 30.
이사왔습니다. 이사왔습니다. 전의 글 식구들중 소설 녀석들만 끌고 왔습니다. 매우 소셜 하지요. 전 사실 안티 소셜이랍니다. (applause!) . . . 약간의 수정 작업들을 거쳐서 올라갈 예정이오니 기다려 주시고. 이제 계정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문제가 있다면 bgm이나 이런 쪽이 되겠군요. 그럼 공부하러 갑니다. 여러분들도 늦기 전에 공부 열심히 하시고. 건투를 빕니다. 2007.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