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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기타, 단편

단칸방의 블루스 사라세노 (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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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라도 받을 수 있을까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요"

이 친구 또 이런다.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꽤 필사적이네.

타고난 잘생긴 외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시간동안 솔로로 지내오던 A군.
A군은 그 탓을 가정의 엄격함 등등 말도 안되는 그런 이유로 돌리지만. 사실 A군에게는 컴플렉스가 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 대한 자신감의 부재.
학교생활 내내 놀고 마시고 미팅하기에 바빴던 나의 생활과는 달리 남중 남고를 우수한(그러니까 선생들이 보기에 좋았더라 싶은) 퀄리티로 졸업을 해온 그의 생활도 그의 연인 없음에 한몫 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무턱대고 껄떡쇠질이나 하려고 여자만 보면 달려드는 묘한 녀석으로 바뀌어 버린데는 아마도 그의 전 여자친구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의 전 여자친구는 나의 시각으로는 그렇게 뛰어난 외모도 아니었고 그다지 착하거나 하지 않은(게다가 약간의 우울증까지 겸한. 물론 그 점이 큰 악재로 작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상적인 여성을 약간 밑도는 느낌의 아가씨였다.
둘은 꽤나 오랜 시간을 싸우고 화해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뭐 그런 상투적인 젊디 젊은 연인의 과정을 밟아왔던것 같다. 그러나 어느 연인이든 이별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는법.(아님 말고) 그 이별의 이유는 좋은 퀄리티의 A군을 버려두고 자신의 우울함을 감싸줄 수 있는 새로운 보다 안정적인 둥지를 찾아가버린 그녀의 외도였던 것 같은데. 뭐 이런 저런 속 사정 같은것이 있었겠지만. A군으로써는 자신보다 못한 상대자가 (그렇게 생각했겠지) 자신을 굳이 버리고 다른 사람을 선택한 것에서 오는 배신감 같은것에 대한 복수심이 커져만 갔던 거겠지. 그는 아마도 그 분노를 마구잡이식 연예로 발전(?)시키는 거겠지 싶다.

"저 사귀는 사람 있는데요"
"아 그래요? 실례했습니다."
돌아서 내게 오는 녀석의 얼굴엔 실망의 기색이 연연하지만 걸음만큼은 당당했다.
그럴 수 밖에 없겠지.
왜냐면 되려 불과 몇 십분전에 이 친구가 있는 앞에서 내게 헌팅이 들어왔었으니까.

모쪼록 힘내라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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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8월 20일 01:49에 쓴 소설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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