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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기타, 단편

단칸방의 블루스 사라세노 (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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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술자리.
여자만 보면 눈에 불을 밝히는 것만 뺴면 다 괜찮은 A군, 나름대로 개그에 충실한 나날의 B군 그리고 나 이렇게 모였다.

참이슬이 여러번 훑어 지나간 탓인지 매끄러운 목젓을 움직이며 B군이 말한다.
"너 지난번에 헌팅당했대메"
"아 뭐 그렇지 뭐"
"이쁘냐?"
"아니 뭐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충만 하던데."
B군은 솔로6년차 나는 4년차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공감대는 솔로여서가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거고. 문제는 항상 눈이 높다니, 기회가 없다니, 요즘엔 거리에 돌아다녀도 눈을 씻고 봐도 여자가 안보인다느니 말들은 많다.

"이야 시대 많이 변했어. 여자가 되려 남자한테 작업을 들어오고 말이야."
"쏘아붙여서 도망갔지만..."
"어 뭐? 왜? 미쳤냐?"
"아니 귀찮더라고. 뭐 그런거 있잖아. 괜히 귀찮은 막 그런 느낌."
"어 나도 그래. 돈만 있으면 난 외롭지 않네~."
술잔만 기울이던 A군이 축구왕 슛돌이의 음을 흥얼거렸다.

"닥치고. 너도 좀 작업걸고 그랬다며. 그래, 작업의 진행상황좀 서술해 보시지."
"12전 2승 10패"
"오 둘이나 건졌어? 이쁘냐?"
"아니 뭐 그냥 괜찮은 편이지 뭐"
"오 자네 말끝을 흐리고, 코를 벌름거리고, 두눈은 충렬되고, 하니, 괜찮은 가보아?"
아주 랩을 한다 랩을 해.
"언제보기로 했는데"
"다음주 금요일 강변에서"
"나도 간다"
"니가 왜?"
"나도 가야지. 네가 어떤 지옥으로 떨어지는지 나도 봐야지"
"이 씹쌔."

우리는 한 두차례 술을 주거니 받거니하다가 그렇게 찢어졌다.
오랜만에 만나서 한다는 이야기도 거진다 어릴때나 나이들어서나 여자얘기지 뭐. 그게 좋은거지만.

이 녀석들은 아마도 내가 원효대교에서 괴물 아니, 원효대사를 만나고 왔다고 해도
그렇게 물어볼 녀석들이다. 그것도 동시에. 나도 마찬가지고.

"이쁘냐?"

"아니 뭐 나쁘진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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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1에 쓴 소설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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