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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

티벳, 아니 중에게 자유를.

by Like A Live 201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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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절이 싫은 중이 한명 떠나갔다.

덕분에 오전부터 면접을 보는 인원들이 왔다 갔다 한다.
긴장한 중, 더듬는 중 여러 중들이 왔다가 간다.
이중 하나가 내 밑으로 들어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왠지 묘하다.
나같은 한국산 수입 땡중이 일본 원산지 땡중보다 선배라는건 그들로 하여금 열등감을 불러 일으키기라도 할까.
되도록이면 국가 민족성 없는 자존심 세지 않은 중이 들어오길 바란다.

절에 대한 충성이 먼저인지. 불도가 우선인지 모르는 주지 땡중은 오늘도 이런 저런 신경쓰는 척하느라 고생이 많다.
고생한다 싶어 격려의 말이라도 해줄 생각 하고 있자면 먼저 다가와 아무도 듣지 않는 신경질을 한바탕 쏟아낸다. 무시당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기를 부린다. 그러나 이렇게나 왓 어 젠틀한 나도 쉬히 가엾게 여겨 줄 수가 없다. 가엾게 여겨 말을 잘 따라주면 그 부분을 파고들어 괴롭히며 모두의 앞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하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게 문제다. 쓸데없이 오기부리고 억지 부리는거. 그런거 다 부질없지 않나. 그래도 결과는 같을텐데 되도록이면 자기를 믿고 따라주는 사람을 만드는게 가장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꾀 예전에 비구니 하나가 처사를 견디다 못해 절에서 나갈때 가장 절의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고 변화시켜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가장 늙고 썩은 좀비 중이 내게 말했다.
"어쩌면 이 비구니가 가장 현명 할지도 모르겠네"
그때도 지금도 마음속에는 한가지 대답만 마음속에 맴돈다.
"지랄 똥 싸고있네."
물론 지금도 같다.

의외로 절에 흰개미가 들어차 다 썩어 무너지더라도 의외로 절은 망하진 않으니까.
맨날 중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간다. 오늘도.

ps. 난 잿밥좀 얻어먹고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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