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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기타, 단편

마지막 인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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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말을 꺼냈다.

"그래. 이미 난 네게서 떨어져 나간 존재겠지. 그만큼 우린 짧지만 오랜시간을 함꼐 해왔고, 그동안 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해왔다. 매번 너와 함께 하면서 내가 네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네게 호소하곤 했지만. 그때마다 내게 보여졌던 것은 너의 처절한 비명 소리 였어. 나를 불편해 하고, 나 때문에 가슴 졸여 왔었던 것 전부 사과할께. 하하. 이것도 내가 꼴에 하는 마지막 인사라니. 그래도, 하나 좋았던 것은 네가 아직 모든것들을 모를 정도로 순수할때 만큼은 날 제대로 바라봐 주었다는 것. 그땐 날 쓰다듬거나 하는 네 손길도 영원히 잊을수 없을거야. 나는 지금 사라지지만. 언젠가 네가 날 또다시 떠올리며 순수하던 때의 행복한 기억만이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그럼 안녕."

말을 듣자마자 나는 힘차게 변기의 물을 내렸다.

소위 똥이라 불리는 녀석은 머리에 휴지를 이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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