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날

처음 맛보았던 지진. (1)

by Like A Live 2011. 12. 28.
반응형

 지금이야 그런 일도 있었네 하고, 추억으로 넘길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긴장과 충격으로 휩싸였었다.
 원래 설렁설렁 거리면서 일하는 지라 동료 山中씨하고 사카나쿠션의 아이덴티티를 부르면서 춤추며 일의 준비를 해서 그런지 처음 지진은 전혀 어떠한 감각도 느끼지 못했다. 때마침 川口씨가 꽤 나 흔들렸네 괜찮아 하며 들어왔다.
 뭐 늘상있는 작은 쓰나미 같은거겠지 하며 식사나 하자며 식당으로 이동했는데. 건물 전체가 덜컹 덜컹. 뉴스를 보니 센다이등 다른 지역의 암울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빨간 로봇을 탄 노랑머리 청년이 아프로 파마를 한 하얀악마와 싸우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애니메이션의 1화에서나 보였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대피신호를 전달해주는 사이렌카가 눈앞에도 펼쳐지자 너무나도 생소한 그 감각에 다들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바닷가 지역인 탓인지 긴장됨에 보다 자세히 지켜보자는 의미에 호텔에서도 전망이 좋다고 매번 신문, 잡지에 광고를 때려온 2층 연회장으로 모였다.
 쓰나미가 올때는 일단 바닷물이 쭉 빠지고 나서, 일시에 한꺼번에 몰아닥치게 된다. 그런데 현재 상태는 비가 오지도, 바람이 거세지도 않은데도 평소보다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줄어들어 있었다.

 "저거, 저거, 저게 다 이쪽으로 넘어오는 거야?"
 "내 자동차!, 내 자동차!"

 긴장하는 사람, 멀뚱히 바라보는 사람, 나는 자동차가 없기 때문에 예외지만, 자동차부터 안전한 윗쪽으로 대피시키는 사람들로 가지가지 였다.
 1층의 프론트쪽으로 내려가보니 예약 취소의 전화로 모두들 귀에 수화기를 붙이다시피 일하고 있었다.
 투숙객들도 1층에 모여 웅성웅성.

"저기 **씨 괜찮을까?"
"괜찮아요. 약간 혼란은 있겠지만, 이쪽 지역은 안전 할 겁니다."

최대한 느긋한 얼굴로 다른 직원들을 안심시키는 그때, 바닷물은 방향을 바꿔 이쪽을 바라보며 고요히 전진 하고 있었다.
반응형

'나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2012.01.04
취직했다!  (6) 2011.12.28
오랜만입니다.  (4) 2011.08.10